종석대 서쪽아래에는 지리산 10대 기도처의 하나인 우번대가 있는데,
이 곳에 우번암이 위치해 있다.
아늑하니 솔솔바람만이 불어올 뿐 거세 바람에도 끄덕 없을 정도로
안온하고 편안한 느낌이 바로 전율을 탄다.
아침일찍 찿아갔던 터라 스님께서 밥을 짓을려고 쌀을 우물가에서 씻고 계신다.
스님...안녕하세요
어디서 오셨어요
네에 ...목포에서 왔습니다.
워메 그 먼데서 오셨어요
네에....
산사의 아침적막을 깨고 웃음소리가 터진다...
우번암과 종석대에 얽힌 전설이 있다.
상선암은 천은사계곡 상류 깊은 곳에 위치한 이름난 선원이다.
신라의 고승 우번도사가 젊은 시절 상선암을 찾아
10년 수도를 결심하고 혼자 수도 정진하기를 9년째 되던 어느 날,
절세미인 한 사람이 암자에 나타나 요염한 자태로 우번을 유혹하였다.
여인에게 홀린 우번은 수도승이란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 여인의 뒤를 따라 나섰다.
그 여인은 온갖 가화요초가 만발한 아름다운 수림 속을 지나쳐 자꾸만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우번은 여인을 놓칠까 봐 산속을 헤치며 정신 없이 올라가다 보니
어느덧 차일봉 정상에까지 오르게 됐다.
난데없이 관음보살이 나타나 우번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란 우번이 정신을 가다듬고 생각해 보니
이는 필시 관음보살이 자기를 시험한 것이라 깨닫고
그 자리에 엎드려 자기의 어리석음을 뉘우치고 참회하니
관음보살은 간데없고 대신 큰 바위만 우뚝 서 있었다.
자신의 수도가 크게 부족함을 깨달은 우번은
그 바위 밑에 토굴을 파고 토굴속에서 수도하여 후일 도승이 되었다 한다.
우번도사가 도통한 그 토굴자리를 우번대라 부르게 됐으며,
우번도사가 도통한 그 순간에 신비롭고 아름다운 석종소리가 들려왔다 하여
그 곳을 종석대라 부르고,
관음보살이 현신하여 서있던 자리를 관음대라 부른다.
우번암에 대해서 해석을 해볼려고 해도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원래 스님 법명이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깊은 뜻이 함축되어있을법도 한데,
우번암을 들어가는 입구
편안하니 고즈넉하게 내려앉은 자리
우번암
아무생각없이 몇일만 묵어갔으면 좋으련만
속세의 인연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
발길만 남기고 다시 돌아서야 한다.
우번암은 다른 10대 기도처와 달리
뒤에 병풍처럼 펼쳐지는 기암이 없다.
그 대신 북동쪽으로 종석대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질 않나,
우번암의 정면 마당
우물가에서 아침공양을 준비중이신 스님...
우번암 뒤쪽으로 산신제단이 있다.
우번암 우측으로 채소밭에 배추와 무우가 가을걷이를 기다리는듯
속살을 다 들어 내고 있다.
우번암 샘물
추억이 새록새록한 후지카 석유곤로
우번암 해우소
우번암 주위로 꽃향유가 가을을 알리는듯 이쁘게 피어있다.
우번암 남동쪽으로 자리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 건물
종석대로 오르는 너덜길
스님께서 깨끗하게 잡풀 정리를 잘 해 놓으셨다.
2011.10.01.우번대에서....
'^*^----명 산(踏山) > 智異十臺-寺,庵를 찿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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