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山 -세발낙지 2011. 10. 1. 21:48

 

 

지리산 종석대에 얽힌 전설이 있다.


종석대 남서쪽은 수려한 수석의 천은사계곡이 흘러내리고 있다.

대단히 가파른 이 계곡의 상류 깊은 산중에 비경을 둘러싸고

오랜 옛날부터 상선암(上禪庵)이란 선원이 조용히 자리잡고 있었다.

신라 때 젊은 스님 우번이 상선암을 찾아 10년동안 좌선 수도하기로

작정하고 혼자서 열심히 불도를 닦기 시작했다.

우번스님이 9년째 수도정진을 하던 어느 따뜻한 봄날이었다.

난데없이 절세미인이 암자 마당에 나타나 우번에게 요염한 웃음을 지으며 추파를 던지는게 아닌가.



 

그녀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넋을 잃고 바라보는 우번에게 자신을 따라 오라며 정답게 손짓을 했다.

우번은 수도승이란 자신의 처지도 잊은 채 젊은 피가 끓어 올라 방문을 박차고 나갔다.

절세미인은 숲속으로 우번을 이끌고 우번은 그녀를 놓치지 않으려고 정신없이 허겁지겁 따라 올랐다.

어느 사이 우번은 그 가파르고 높은 종석대에 올라 섰다.

그런데 바로 눈앞에서 요염하게 웃던 그 여인은 간곳없이 사라지고

관세음보살이 나타나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것이 아닌가.

우번스님이 깜짝 놀라 정신을 가다듬고 생각해 보니

 머리에 청천벽력이 내려치는 것 같았다.

'관세음보살이 소승의 신심을 시험해 보기 위해 미녀로 헌신하여 나타나신 것이로구나."

 

우번은 비로소 깨닫고 그 자리에 엎드려

자신의 어리석음과 허튼 마음을 크게 부끄러워하며 참회하였다.

우번이 다시 눈을 뜨고 보니 관세음보살은 보이지 않고

그 자리에 큰 바위만 우뚝 서 있었다.

 

 

우번은 자신의 수도가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을 크게 깨닫고

이 때부터 더욱 발분하여 수도정진에만 신명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우번스님은 다시 상선암으로 내려가는 대신 그 바위밑에 토굴을 파고 그 토굴에서 수도정진을 계속했다.

우번은 수년동안 이곳에서 뼈를 도려내는 듯한 수도를 한 끝에 마침내 성불하여 신라의 이름난 도승이 된 것이다.

 

그런데 우번스님이 도를 통해 성불하는 순간 신비롭고 아름다운 석종(石鍾)소리가 홀연히 들려왔다.

바로 이 석종소리가 울렸다고 하여 이 산봉우리 이름을 종석대로 부르게 된 것이다.

종석대는 다른 이름도 함께 갖고 있다.

우번조사가 토굴을 파고 수도정진한 곳이라고 하여 우번대,

관세음보살이 현신하여 서 있던 자리라고 하여 관음대라고도 불리고 있다.

(이상의 글은 최화수님의 "지리산365일"에서 발췌한 것임)

 

 


상선암 석간수가 나오는곳

상선암 석간수 위쪽바위에 서각된 글씨들

 

 

명판는 없는데 산신각인 모양이다.

 

 

 
아직도 방안에는 참을 청하는 산꾼들이 있는 모양이다.

신발이 있는걸 보니...


 

추억이 어린 검정고무신과 털신

스님이 수도정진하면서 싣고 다니신 모양이다.

옛날추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볼성사나운 모습

아침일찍 찿은 상선암은 나로 하여금 어떻게 해석하라고 암자에 어젯밤 무슨일이 있었길래..

이리도 난장판이단 말인가. 참 아리러니하다...

참선하면 수도정진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사실아닌가..

그런데 널부러진 술병이면 음식들은 뭐란말인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상선암이면 요사체 토방(뚤방)에 등산객들 신발은 몇컬레씩 있기는 하지만

이른 아침이라 아직 잠에서 깨어나질 않는 모양이다.

밤에 신나게 먹고 놀았으면 아침일찍 찿은 산꾼들을 위해서라도 깨끗하게 치워야 하지 않았을까?

참...상선암의 이미지가 영....희미해지는 순간이다..